[방송의 자유의 주체] - 박용상 변호사

[방송의 자유의 주체] - 박용상 변호사
 
다수인에 의해 조직․구성되는 방송 기업 내부에서 누가 방송의 자유의 주체가 되는가 하는 문제는 신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논란될 수 있다.
 
신문의 경우 발행인과 소속 기자들과의 관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자 PD 등 편성․제작 관계자는 방송사업자에 대해 방송의 자유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신문의 자유가 그 종사원으로 하여금 신문을 개인적인 표현의 도구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개인적 자유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방송의 자유도 방송을 도구로 개인의 의견을 표현하거나 전파할 수 있는 개인적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방송에서는 공공의 참여와 다양성을 위해 원하는 자에게 방송에의 접근권을 별도로 법적으로 허용하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16) 
 
16) Hans H. Klein, aaO S. 17
 
이념적으로 보면 공영방송매체의 주인은 국민이며, 법적 규율에 따라 공공의 대표로서 선임된 기관구성원(사장 또는 이사회)이 그 운영․편성의 주체가 되는 것은 당연하고, 그 매체의 피용된 기자나 피디는 그 종사원으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할 의무가 있을 뿐 그들이 스스로 방송의 주인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 때문에 독일에서 다수설과 판례의 입장에 의하면 방송의 자유는 우선 방송운영의 권한이 부여된 주체(방송법인)에게 인정되며, 그 구체적 행사는 방송운영기관에 의해 행해진다고 한다. 17) 
 
17) Günter Herrmann, Fernsehen und Hörfunk in der Verfassung der Bundesrepublik Deutschland, J. C. B. Mohr Tübingen(1976), S. 142ff
 
여기에는 공법인의 형태를 취하는 공영방송사법상 형태를 취하는 민영방송운영자가 해당한다.
 
다만, 설립이 자유롭고 독자적인 경향이 보호되는 신문의 경우와 달리 방송은 그 설립 조직 및 활동에 있어서 중립성과 다양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 
 
방송에서는 신문의 발행인과 같은 지위를 갖는 자는 존재하지 않고, 방송의 주인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국민으로서 다양한 입장과 견해를 대변하는 사회 제 세력이 실제의 중요성의 비례에 따라 방송의 운영과 내용을 결정하는 주체가 될 수 있을 뿐이다. 
 
공영방송에 있어서 방송이 그 과업을 여하히 이행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관계되는 여러 사회적 세력으로서 방송의 운영에 관여하도록 설치된 방송운영기관이다.
 
우리의 현행 법제를 보더라도 방송의 자유를 실제로 행사하는 주체는 법률에 의해 설립되거나(공영방송) 법률에 의해 허가받은(민영방송) 방송사업자(방송법인)이다. 
 
이들 방송법인의 법적 구조는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데, 그 기본적 틀은 일반적인 법인 지배(corporate governance)의 법리에 따라 의사결정 및 집행을 담당하는 기관(사장 및 이사회)이 최종적 책임을 지고 권한을 행사하게 되어 있다. 
 
일반 법인이나 신문사업자의 경우와 달리 최종 책임을 지는 방송사업자의 이사회는 공공신탁 및 다양성 원리에 따라 사회 각계 각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로 구성되게 되어 있다. 
 
공영의 경우는 방송법인의 구조가 법정되어 있으며, 민영의 경우에는 방송 허가 절차에서 이러한 배려가 이루어지고 있다.
 
주의할 점은 방송의 자유에 있어서는 그 기본권주체의 인격발현 또는 이익추구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기본권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Bethge, a.a.O. S. 676; BVerfGE 87, 181 (197).
 
방송사업자는 방송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송의 자유의 주체이며, 프로그램 분야에 종사하는 방송사 직원도 보조적으로 방송의 자유의 주체가 되지만, 자기개발이나 자기발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봉사하는 자유의 주체로서 방송의 자유가 보장될 뿐이다.